조용한 새벽
예전에 쓰던 글의 앞 부분 입니다. 원래 씨리즈도 생각했던 것으로 보면 2권이나? 3권 쯤 되는 부분인데... 갑자기 불쑥 튀어 나오게 된 이야기 입니다.
실력도 안되면서 나름대로 톰클랜시 같이 한 인물 키워서?? 대통령 까지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쓰다가 개인적 사정으로 중단 된 글 입니다.
뭐 시대적 배경이 국민의 정부 말기라...지금은 다시 손대기도 맞지고 않고 여하튼...
어차피 1권부터 정리해야 하는데..최근 뜽금없는 황당 소설을 쓰느라 언제나 정리 될지..에구...쩝..(아래 글은 예전 쓰던거 그냥 그대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작가의 잔소리 한 구절
옆에서 누군가 딴지를 거십니다. 시끄러운 새벽도 있냐고 ?
예 있었습니다. 요란한 굉음의 무한 괘도 소리에 잠을 깨야만 했던 시절도 있었고...
확성기로 울부짖는 여학생의 목소리로 새벽잠을 설쳐야만 했던 아픈 기억들을 지닌 분들도 계십니다. 이제는 그런 일들이 다시는 다시는 ...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저의 개인적 성향이나(정치, 경제 등등) 작가관에 대한 딴지는 사양합니다.
(작가는 소재의 창작에 대해서만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윽...... 자칭 작가라니...)
단 객관적 자료의 오류나 기타 미흡한 군사 지식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아마 독수리 타법의 결과로 엄청난 오타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그러려니 하시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느 가을날의 시작(프롤로그)
창문 너머 멀리 정문으로 사라져 가는 자동차들의 불빛들이 노신사의 어깨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 멀리 보이는 도시의 불 빛 들도 이제는 하나 둘씩 사라져 가는 시각이다.
끽! 하고 조용히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말끔한 옷차림의 남자가 들어온다. 품질 좋은 카페트의 두터움 탓인지 아니면 남자의 몸에 익은 조용한 발걸음 탓인지 거의 소리조차 느낄 수가 없다.
“ 각하 시간이 늦었습니다 ”
“ 그래 모두들 돌아갔나 ? ”
“ 예 아마도 다음 주에 있을 회의에 좋은 의견들을 내놓을 것입니다. ”
“ 글쎄.... 그렇게 쉬운 일들이 아니지.... ”
“ 각하 주무실 시간입니다 ”
“ 아냐 좀 혼자 있고 싶구만, 들어가 쉬라구.. ”
“ 예 알겠습니다. 그럼... ”
조용히 닫히는 문틈으로 사라지는 사내의 모습 너머로 언 듯 보이는 긴 복도의 중앙에는 고급스러운 카페트 놓여 있음을 볼 수 있다.
“ 휴~ 모든게 어찌 될는지... ”
‘ 벌써 가을이구나 창밖에 울리는 풀벌레들의 소리는 언제나 똑같은데 왜 내 마음은 이리도 답답한지, 초기 때에는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내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인지, 아니면... 아니면.... 오늘따라 왜이리 두려운 기분만 드는 걸까... 나도 이제 정말 늙은 것일까 ? ’
‘ 오늘은 오랜만에 인터넷이나 즐겨 볼까!... 손주 녀석들이 보내 메일도 있을 텐데.......’
약간은 불편해 보이는 발걸음으로 창가에서 책상으로 다가선 노신사가 의자에 앉아 전원을 넣고 보니 책상 위의 LCD 모니터에 CS*** 이라고 새겨져 있다.
‘ 이거 납품한 회사가 한참을 선전에 사용했다지...음 그런 용도로 내 이름이 사용되다니 그래도 늙은 이 몸뚱이가 조금은 쓸모가 있구나... ’ 전원 스위치를 누르는 노신사의 입가에는 왠지 모를 허탈한 웃음이 띄워져 있었다.
평소와 같이 전원과 더불어 윙하는 하드 돌아가는 소리 그리고 모니터에 전원이 들어오고...
운영 시스템이 부팅되고.... 그런데 뭔가 평소와 다른 이상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니터 한가운데 작은 편지지 모양의 아이콘이 나타나며 이상한 글귀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 당신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한다면 이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지워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두 개의 버튼들... 읽기 그리고 지우기....
‘ 이럴 수가 이곳의 방화벽은 절대로 문제없다고 했는데..
이런 ....씨큐@@ 소프트 회사 녀석들 공부 좀 더해야겠구나....’
평소라면 어쩌면 비서관을 부르던지 아니면 누군가를 불렀으리라.
하지만 뜻밖의 일에 너무도 당황한 탓일까 ?
아니면 가을밤의 서늘한 저녁 기운 탓일까 ?
그의 마우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읽기 버튼을 누르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후 동북아 한쪽 끝 작은 반도의 나라는 알 수 없는 혼돈의 회오리바람 속으로 운명의 뱃머리를 움직이게 되었다.
- 1 장 새로운 아침의 시작 -
똑. 똑... “ 경호실 한상호 입니다”
“ 들어오게 ”
“ 자네 지금부터 중요한 일 한가지를 해주어야 할 것 같네. 이리 가까이 오게...
이 편지를 이곳으로 전해 주기 바라네 “ 노신사의 손끝을 바라보니 작은 편지봉투가 하나 들려 있었고, 작은 메모지에 장소와 시간이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상한 기호가 적혀 있었다.
“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처리해야 할 일이야. 그곳에서 기다리면 누군가 나타날 거야 그리고 무언가를 주거든 조용히 나한테 가져다주기 바라네. 자네가 직접 해야할 일이야 누구에게도 보고할 필요는 없네.”
“ 예 알겠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인데 하며 속으로 의아해 했지만 그런다고 겉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 지금 가보도록 해. 참! 자동차는 자네 차를 사용하고, 가는 길에 연락해서 유성훈 대령을 불러 주게”
“ 예 알겠습니다.” ‘이런 유성훈 대령을...왠일이지...’
“ 어르신께서 비상기획실의 유성훈 대령을 찾으십니다.” 비서관들에게 이야기를 전해준 후 한상호는 차를 달려 여의도 부근의 한강변 체육시설로 나갔다.
가을날의 한강변은 왠지 모를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고, 몇몇 운동하는 사람들과 단체로 나온 유치원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만이 물가에 울리고 있었다.
‘ 가만있자 저기 놀이기구 옆이 맞는 것 같은데 시간이 ... ’
그가 손목시계의 문자판이 11시를 알리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 어르신이 보내셨습니까? ”
‘ 어 어 ~ 그래도 한때는 날라다닌다는 특수전 요원이었고 무술의 달인이라는 내가 인기척을 못 느끼다니...이런....나도 다 되었군...’
조용히 뒤돌아서는 그의 눈앞에는 간편한 캐주얼한 복장에 썬글라스를 낀 사내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어 있는 종이에는 자신이 받아온 메모지에 그려진 것과 동일한 이상한 문양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예 여기 편지가 있습니다.” 말없이 편지를 받아서 읽어보는 사내의 뒤로 자세히 보니 몇 명의 다부진 체구의 사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식들...꼴에...하면서 둘러보는데 편지를 읽은 사내는 다시 아무 말 없이 서류봉투 하나를 건내 주었다.
“ 이것을 부탁 드립니다 ” “ 예 알겠습니다. ” “ 그럼 조심해서 가십시오”
짧은 몇마디 인사 후 썬글라스의 사내와 주위의 이상한 사내들은 사라져 갔고, 체육시설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 차림의 사내가 한 손에 누런 봉투를 들고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서있는 모습은 왠지 주위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희극의 한 장면과도 같아 보였다.
“ 각하 유성훈입니다 ”
“ 그래 들어와 이리 앉게.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자네와 나만의 비밀일세 ”
“ 예 각하 ” “ 자네 나를 믿나 ?”
“ 아니 무슨 말씀이신지...? ”
“ 이런 질문이 잘못 되었군, 자네는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나 ? ”
“ 옛! 저의 목숨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입니다 ”
“ 정말 인가? 좋아 먼저 이것을 읽어 보게나...”
당황스러운 모습으로 얼떨결에 받아든 흰종이의 글씨에 맞추어진 유성훈 대령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가득차 갈 때, 마주한 노신사의 입에서는 조용한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이렇게 그들의 밀담은 한 시간여를 지속되었다.
“ 경호실 한상호입니다”
" 그래 들어와 갔던 일은 ?“
“ 예 여기 있습니다.”
“ 그래 잠깐 기다려봐 ”
말없이 봉투를 개봉하고 읽어 내려가는 신사의 이맛살이 몇 번인지 잔주름을 일으키고 난 후 한상호는 조용하게 그를 응시하는 노인의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근래에 보기 힘들었던 강한 의지를 담은 눈빛이다. 도데체 무슨 일인지....
“ 자네 미혼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 ”
“ 예 그렇습니다 "
" 그래 긴장하지 말고 자네는 나를 믿나? 아니 나한테 충성 할 수 있나? “
“ 각하 무슨 말씀 이신지... 저의 임무는 최선을 다해 각하를 경호하는 것입니다 ”
“ 그래 자네가 그 이기주의자들 보다는 훨씬 낫겠지....”
“ 무슨 말씀이신지....”
“ 자 이리 가까이 오게 난 자네를 믿고, 언제나 자네의 손에 나의 목숨을 의지했었네. 이제 자네의 목숨을 잠시 나한테 맡겨주기 바라네... 할 수 있겠나? :
“ 각하 저의 목숨은....으..... 예 할 수 있습니다 ”
“ 좋아 이제부터 자네는 나와 한패일세....하하하..몇 안되는 나의 동지가 된 것을 환영하네 .... ”
“ 각하 무슨 이야기이신지...”
한상호의 머리는 정신없는 상황의 전개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분이 하루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어젯밤 회의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았었나?
아니면 벌써 노망이....
“ 왜 내가 노망이라도 난 것이라고 생각 하나? ”
“ 아닙니다. 무슨 말씀을..”
“ 글쎄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지 난 이제 잃을 것도 없네. 인심도, 지지도, 신뢰도.....
훗날 남들이 나를 뭐라 평가하던지. 그건 그때의 일이지만 이제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한가지라도 남기려고 하네.... 자네가 나를 도와 줘야만 하네 그럴 수 있겠지?”
“ 각하 영광입니다.. 저는.. ”
“ 아 아 !.... 그런 입바른 소리는 필요 없고 이리 앉게나 이제 자네와 난 한 배를 탄 동지일세 허허허...”
자리에 앉아 이어지는 노신사의 이야기에 한상호는 왜 한배를 탄 동지라는 표현을 써야만 했는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 제기럴 이럴 줄 알았으면 장가나 가는 건데.....’
“ 각하 원장님입니다 ”
“ 그래 들어오라고 해 그리고 차 2 잔만 부탁할까? 난 전에 해남에서 가져 왔다던 솔잎차가 좋던데..”
“ 예 알겟습니다 ”
“ 찾으셨습니까? ”
“ 이리 앉게나.... 요즘 어떤가 사람들의 나에대한 인식이? ”
“ 예 ? 원래 대중이란 것이....” “ 그래 말하지 말게나 나보다야 연예인들의 기사에 더 관심이 많은거 나도 알고 있네.. 허허허 내가 TV에 나오면 시청률이 추락한다지.."”
“ 각하....그런 말씀을...”
잠시 후 들어온 찻잔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이야기는 부드러운 솔잎 향내와 더불어 다시 이어졌다.
“ 나에게 4 과에서 작성한 X2 파일을 가져다 주게나”
“ 예? 아니 그걸 어떤 용도로.... 잘못하면 치명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
“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지배자에 의한 정보수집은 언제나 있어 왔지. 그건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을테고..왜 내 파일도 있을거 아닌가? ”
“ 예 그렇지만...어느 항목을 원하십니까? ”
“ 전부 다 특히 여의도 것은 하나도 빼 놓지 말고...”
“ 아니 각하 혹시....”
“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나에게 넘겨주기 바라네. 자네도 나를 이제 한물간 사람 취급하긴가?”
“ 예 알겠습니다. 분량이 제법 될텐데 저희가 바로 제본해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 아냐 그냥 파일로 주었으면 하네.... 자네들이 사용하는 전용 워드프로그램 말고 내가 볼 수 있도록 바꾸어서 주면 되네 언제까지 가져 올 수 있나? ”
“ 예 바로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
“ 그래 입 단속들 잘 시키고, 하나도 빼 먹지 말기 바라네 아직 내가 자네의 상관이라고 생각 한다면 말야 ” 순간 뭐라고 말하려는 그의 목소리는 노신사의 눈 속에서 비치는 왠지 모를 광채에 그만 수그러들고 말았다.
“ 예 알겠습니다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
창밖에는 풀벌레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조용한 실내에는 LCD 모니터의 불빛이 테이블의 조명을 대신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떨리는 손으로 Enter 키를 누르는 손가락이 일순간 멈칫 하는 것 같았지만, 다시 단호하게 키를 눌렀고 모니터에는 전송 완료를 알리는 메세지가 떠올랐다.
불편한 걸음으로 창가로 다가서는 노신사의 입가에서는 뜻 모를 독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그래 이제 시작이다. 우리의 새벽은 이제 시작되었다 ’
“ 야 박 병장 너 뭐하나 ? 총기 수입 안 할거야 ? ”
“ 예~ 빙~장 박종광 그만 좀 하십시오 허 중사님 저 내일 모래면 개구리입니다. 이제 좀 쉬면 안됩니까... 그만 좀 괴롭히세요 ”
“ 어쭈 갈 참이라고 완전히 막나가는구나...이런 이런....재들 좀 봐라 재들 지금 정비하는거니 부수는 거니? ”
허 하사의 손짓을 따라가 보니 20 mm 발칸에 매달려 낑낑거리는 후임들의 모습이 보였다.
“ 아주 이제는 매달려서 노는 구나 ”
“ 으 이것들이 완전히.....열 받게 하는 구나... ”
“ 야 너희들..... 정말...으.... 참자...떨어지는 낙옆도 피해야 하는 이몸이....“
“ 허 중사님 ” “ 뭐 야? ”
“ 저..... ” 우물쭈물 하는 눈짓을 하는 이 일병 뒤로 썬글라스와 정장 차림의 두 사람이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 눈에 보기에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고. 직감적으로 허 중사의 머리를 스치는 느낌은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 수고 많군. 근무일지 좀 볼까.... “
그들이 다가서며 보여주는 신분증을 보며 허중사는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 이런 정기 국회 기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왠 보안 검열이....’
국회 의사당 위에 설치된 이 대공초소의 경우 왠만한 빽으로는 얼씬도 못한다는 대한 민국 최고의 근무지중 하나이다. 시내 중심 빌딩의 경우, 수 틀리면 비오는날 막내에게 워커에 진흙 발라서 1층부터 구보를 시킨 다던지..., 발칸으로 역기 운동 시켜서 건물 진동시킨다든지 해서 상당한 재미를 본 경우도 있었다지만, 여기 국회 의사당의 경우 정말 다른 의미의 천국을 상징하고 있는 근무지였다. 아무나 함부로 올라 올 수도 없는 곳에 안락한 이 천국의 장소에.... 더욱이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신경이 곤두서는 정기국회 기간에 검열이라니....
이러한 허중사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숙달된 그의 육체는 반사적으로 각종 일지와 자료들을 챙기고 있었다.
“ 음 이게 현재 총원인가? 잠깐 집합 좀 해 볼까 이런 복장 상태 이게 뭔가 ...”
허겁지겁 복장을 바로 하던 박 병장이 앞뒤로 복장을 둘러보던 중 뭔가 이상한 느낌에 돌아보더가 자신들의 뒤로 조용히 다가서는 10 여명의 검은 그림자들을 발견했다.
“ 억 ” 박 병장이 자신의 음성이 멀리서 들리는 것 같이 사라지는 것을 의식하면서 기억하던 것은 자신의 입과 코를 덮은 약품의 냄새와 억센 팔의 느낌이었다. ‘ 제기럴 ~~
“ 여기는 정기 국회가 열리는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입니다. 개회일을 맞아 각 당의 중요 인물들과 각부 부처의 장관등 삼부 주요 인물들이 입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의 경우 현재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현정부의 실정과 각부 장관들에 대한 탄핵등이 결의 될 예정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상 국회 의사당 앞에서 KBS의 신은숙 이었습니다”
“ 자자 차례대로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거기 거기 줄을 서세요. 밀지 마시고요 ”
‘ 어휴 국회가 개점 휴업 할 때가 편했는데.... 그나저나 오늘따라 방청객들이 유난히 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 ‘중얼거리는 정리 아저씨의 등뒤로는 방송장비 가방을 든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담당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 아니 오늘따라 왜 이리 인원이 많습니까? 이 짐들은 뭡니까? ”
“ 오늘부터 국회 생중계를 디지털 장비로 하기로 했습니다. 시험 장비들이라 인원과 장비가 좀 많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 그런데 늘 오시던 기술 부장님은 어디 가셨나요? ”
“ 아 예~ 오늘 집안에 급한 일이 생기셔서 저 기술 2부 김 학성 입니다. 앞으로 가끔 뵐 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뭐들 하니 빨리 빨리 장비 옮기고 셋팅 해야지 너희들 보조들 빨리 안 움직여 ..! ”
이번 가을 정기 국회는 여러모로 많은 쟁점들을 가진 폭발 직전의 화약고 같은 분위기 였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로 혈안이 되어 있었고, 대선을 앞둔 주자들의 경우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덕분에 개원동안 골프는커녕 생방송으로 비추어지는 카메라 앞에 조금이라도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하여 화려한 넥타이로 무장한 의원들의 모습으로 국회 의사당 내부는 달아오르고 있었다.
MBC 방송 중계차 안 여기저기 장비들을 점검하는 기사들의 바쁜 손길을 뒤로하고 현장 감독과 담당 기자의 한담은 계속되고 있었다.
“ 어이 이기자 끝나고 한잔 어때? ”
“ 아이구 장감독님 카메라나 잘 비춰 주세요. 그런데 오늘 따라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
“ 그러게 말야 못 보던 얼굴들도 많고, 휴~ 이렇게 중계한다고 사람들이 얼마나 보려는지....
정치 이야기하면 매너 없는 사람 된지 언제인데......“
“ 그런데 오늘은 젊은 방청객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왠일인지....”
“ 신경 쓰지마 어디인지 청년당원들 동원했겠지 뭐..... 그나저나 곧 시작이다 어이...! 준비들 하자구...”
“ 이봐 누구야 여기는 출입 금지 구역이라고 밖에서는 뭣들 하는거야....”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저희에게 조용히 협조만 해 주신다면 아마 큰일은 없을 것입니다 ”
“ 당신들 대체 누구요? 여기가 어딘 줄 알고.. ”
“ 여기야 당연히 방송 중계차 안이지요. 그리고 제 신분은 이것으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남자의 벌어진 롱코트의 옷자락 틈에서 조용히 모습을 들어 내는 것은 K1 소총의 총구였다. 조용한 미소로 방송국 사람들과 총구를 번갈아 바라보는 사내의 뒤를 이어 들어온 건장한 젊은이들은 매우 익숙한 동작으로 방송 장비들을 다루기 시작했고, 몇 명의 사람들은 소총의 총구를 들이대며 방송국 직원들을 한쪽으로 이동 시켰다.
“ 이 기자 님이라고 했나요? 조용히 협조해 주신다면 오늘 오후 특별 뉴스에는 이 기자님의 특집 기사로 채워 드리지요 ”
“ 예! 무슨 말씀 이신지... ”
“ 아..지금은 그냥 조용히 계시면 됩니다. 일단은 구경을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기사를 쓰시겠지요.”
얼떨떨한 이 기자의 모습을 옆에 두고 부지런한 사내들의 손놀림은 갈수록 속도를 더 할 뿐이었다. 이러한 미묘한 대치 상태의 차량내부와 달리 차창 밖으로는 더 없이 맑은 가을 하늘이 이 모든 것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2 장 정기국회 개원
정기 국회 개원일 오전 10시 55분
“ 자 이제 시간이 다 되었군 ” 가벼운 청색 작업복 차림의 사내가 카메라 파인더로 보이는 국회 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뱉은 짧은 한마디가 왠지 의미 심장하게 들린다.
오늘따라 생방송으로 중계됨을 알고 있는 탓인지 잔뜩 멋을 부린 넥타이 차림의 의원들이 이제야 입장하거나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 카메라를 잘 받는다는 붉은 색 계통의 넥타이들이 많아 보였고, 개중에는 전문 코디네이터들의 손길이 닿은 듯한 모습의 사람들도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다음 번 대선을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의 경우 여느 때와 달리 미소로 주위에 인사를 전하고, 일부의 경우 안면이 있는 기자단 쪽으로 가볍게 손을 들어 보이는 등의 여유를 보여 주고 있었다.
‘그래라 이제 여유를 부리고 그 미소를 보일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가면들 뒤에 숨어 있는 네놈들의 본래 모습을 사람들이 확인한다면 글쎄....후후후’ 자신의 말에 확신을 부여하듯이 청색 작업복의 사내는 주위에서 비슷한 옷차림으로 방송 장비를 손대고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들 바쁜 듯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대부분 긴장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다들 헤드셋 점검하고 긴장 풀어라! 우리가 이런 일 한 두 번 하는 거니.. 자 자..”
“ 실전은 처음 인데... ”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혼자말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잠재운 사내의 입에서 나즈막히 흘러나오는 소리는 의외로...
“ 훈련은 실전같이 실전은 훈련같이...알겠지.. ”
미리 약속한 듯 눈으로 대답하는 주위의 사람들은 한층 손을 바쁘게 놀리며 부산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자세히 바라본다면 그들의 손짓은 단순한 허드렛일의 반복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을 것이다.
10시 56분
끽 -- 하는 소리와 함께 3 대의 리무진 관광 버스가 여의도 국회 의사당 옆 길가에 세워졌다. “ 자 됐다. 여기 세우고 시동만 끄고 키는 그냥 꽂아 두도록... ”
각자 차에서 내리는 정장 차림의 청년들 뒤에 남은 세 명의 청년들은 주머니에서 작은 주사기를 꺼내서 차에 준비된 음료수의 PET 병들마다 무언가 모를 액체를 주사한 후 병을 흔들어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 자식들 한숨 푹 잘 자겠지...”
하지만 이들이 주사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지휘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왠지 모를 깊은 고뇌가 서려 있었다.
“ 이봐요...여기가 어디라고 차를 세우는 겁니까? “ 기세 등등하게 버스들의 앞을 막아서던 경찰관의 태도는 그러나 일순 차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보여주는 신분증에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 아.. 오늘 경호상의 문제로 저희가 나왔습니다. 협조를 부탁 드립니다 ”
“ 아니 하지만 오늘은 그런 연락이 전혀 없었는데... ”
“ 하하하..언제나 저희가 제일 먼저 나오는 거 아닙니까. 혹시 모르는 만약의 사태를 위한 예비 조처입니다. 일단 주변에 사람들만 접근치 못하도록 하고 이 주위에는 차를 세우지 못하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럼...”
갸우뚱거리는 교통 경찰을 뒤로하고 정장 차림의 젊은이들은 사라지고, 운전석 앞 차창에는 노란색 무궁화꽃을 둘러싼 다섯 개의 구름 무늬가 새겨진 둥그런 비표 만이 붙어서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자식들 왜 오늘은 이런 버스를 쓰는거야 몇 명 되지도 않던데... 평소 쓰던 좋은 차들은 다 어디 팔아먹고... .제기럴... 거기 아저씨 차 빼세요...이리로 이리로...” 경찰관의 요란한 손짓과 호루라기 소리, 자동차들의 클랙션 소음들 사이에서 3대의 리무진 버스들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 흔적을 감추어가고 있었다.
10시 57분
“ 각하 지금 하신 말씀이 정말이십니까? ”
“ 자네도 내가 노망이 들었다고 생각하는가? ”
“ 하지만 지금의 말씀대로라면 자칫 사실이 들어 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으시게 됩니다. 다시 한번 재고하시는 것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
“ 걱정 말고 자네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게 자네에게도 나쁠 건 없지 않은가? 어차피 그 쓰레기 같은 놈들이 전부 사라지면 난 자네의 앞길을 보장해 줄 용의가 있네... 자네만큼 나를 위하고 지켜준 사람이 또 누가 있겠나! 자~ 이제 이 고비만 넘기면 되는 걸세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말게나....”
....................
“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곧 경찰 특공대와 수방사 타격대를 출동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 그래 나머지 일들은 내가 원장에게 이야기해서 다 준비해 놓았네....이제 자네 차례야.. 자 가보도록 하지.”
굳은 얼굴의 사내가 조용히 문을 닫고 사라진 후 노신사의 입에서는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 휴 ~ 이제 모든 주사위는 던져 졌다. 과연 누가 끝에서 웃을 수 있을런지....”
11시 58분 의사당 앞 MBC 중계차
“ 이 기자님 군대 어디 나오셨습니까? ”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조용히 굳어 있는 방송국 사람들의 기묘한 조화사이로 롱코트를 걸친 사내가 던진 질문은 사람들을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 아....예.. 철원에서 근무했습니다 ”
“ 그러셨습니까. 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면 총소리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으시겠죠! ”
윽! 놀라서 사내들의 총구를 바라보며 방송국 사람들의 얼굴에 공포가 떠오르는걸 확인한 롱코트 차림의 사내는 얼굴에 웃음을 띄며 한 장의 서류를 이 기자 에게 건내었다.
“ 조금 있다가 읽으셔야 할 내용입니다. 여성 리포터나 앵커들은 아무래도 너무 긴장할 것 같습니다. 이 기자님은 그래도 군대를 다녀오신 분이니 좀 나으시겠죠 ”
떨리는 손으로 받아든 서류를 읽어본 이기자의 눈동자는 아까와는 다른 의미의 놀라움을 띄우며 커져가고 있었다.
11시 00분
‘쾅 쾅 쾅’ 의장의 망치 소리와 더불어서 이제 정기 국회가 시작되었다. 어차피 대부분의 쟁점 사항들이야 미리 각 당 총무들 선에서 의논을 보았고, 적당한 수준의 정부 공격과 약간의 과시성 예산 조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은 내년의 대선을 향한 멋진 선전의 장으로 이용될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는 탓인지, 의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고, 개회 선언에 이어서 진행된 순서들은 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정부 질문과 예산안 문제로 출석한 총리 이하 장관들의 경우도 오늘은 개원 이상의 별다른 일정이 없으리라는 예상에 편안한 마음으로 가져온 서류를 뒤적이거나 보좌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국회가 개원 된 후 10여 분이 흘렀을까..
펑!!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이층 방청석에 설치된 카메라가 안전유리를 깨고 아래층으로 추락하고 있었고, 동시에 카메라 기사의 몸이 1 층으로 추락했으나 다행히 카메라와 주변 장비에 연결된 전선을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리며 버티고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한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2층의 차단 유리가 방탄 기능을 가진 강력한 유리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우르르...무술 경위들과 정리들 그리고 주위의 방송국 직원들이 달려가고, 의사당 내부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난간에 매달린 카메라맨으로 쏠리고 있을 때, 각 출입구를 지키던 경비들 뒤로 다가서는 작업복 차림의 남자들이 있었다.
퍽! 윽... 짧은 외마디 소리를 배경으로 순식간에 각 출입구는 남자들에게 점령되었고, 각 문들은 굳게 잠기게 되었다.
“ 출입구 All Clear ”
“ 2 단계 시작 ” 헤드셋에서 들려온 명령과 더불어 카메라맨을 끌어올리던 방송국 직원들과 주위 방청석의 청년들이 일순 무술경위와 정리들을 덮치고 그들을 기절 시키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실제로는 순식간에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일로서 유리창이 깨지면서 시작된 소동으로 미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 뭐야 당신들 ” 강단위의 국회 의장과 일부 의원들이 소리를 지르는 순간....
탕 탕 탕 탕..... 실내를 진동하는 소총의 연발 사격 소리와 더불어서....우르르 각자의 자리를 잡고 주위를 장악하는 작업복 차림의 남자들과 방청석에 있었던 청년들의 손에는 각자 K1 소총이 들려 있었다.
의사당 내부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기겁을 한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었지만. 모든 출구는 굳게 잠겨져 있었고, 오히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다.
“ 문 앞 10 m 안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된다. 탕 탕 탕... ”
문위로 생겨나는 구멍들을 확인해 보면서 그 누구도 접근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 자 들어라 이제부터 이 의사당은 우리가 관장한다. 아무도 입을 열거나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마라. 너희들의 그 알량한 금뱃지를 1 분이라도 더 가지고 싶다면 내 말에 따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자.. 속기사와 행정 요원들은 저쪽 방청석으로...나머지는 제자리에 빨리...” 탕 탕 탕.......쨍그랑.....뚝뚝.... 짙은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사내의 총구에서 발사된 총알들은 천장의 조명들을 깨뜨렸고 이어서 쏟아지는 유리 조각들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었다.
“ 자 대충 자리 정리가 끝났으면 카메라 정위치 하고 준비 됐나? ”
각 카메라에 위치한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서 준비 완료를 보고했다.
11시 12분 의사당 앞 MBC 중계차
“ 자 이제 이 기자님 차례입니다. 좀 전에 드린 서류는 읽어 보셨죠”
“ 아 예.....” 의사당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놀란 이기자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카메라 앞으로 다가섰다.
“ 감독님 ” 부드러운 롱코드 사나이의 목소리에 현장 감독은 다급히 스튜디오를 불러서 내었다.
“ 이봐 여기 의사당 앞인데 총소리가 들리고 난리다. 지금 생방송 뜰려고 하는데 빨리 빨리 준비 시켜...” “ 예 알았습니다. 지금 연결합니다. ”
“ 왠일이지 스튜디오에서 별 말이 없네....” 의아해 하는 현장 감독은 설마 지금 시간 주조정실에 검은 양복 차림의 사람들이 들어와 있으리라는 상상은 할 수 없었다.
"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계속 생방송 부탁합니다. 어차피 당신들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으니 나쁠 것 없지 않습니까..하하하....“ 웃음을 뒤로하고 주조정실을 나서는 검은 양복의 사내들 뒤로 왠지 침통한 표정의 방송국 직원들의 얼굴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 여기는 국회 의사당 앞에 나와있는 MBC의 이명수 기자입니다. 현재 국회 의사당 내부에서는 간헐적으로 총소리가 들리고 있으며 모든 출입구는 굳게 잠겨진 채로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확인된 바로는 아직 사상자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의사당을 점거한 이들은 자칭 [대한 애국 청년단] 이라고 밝히고 있고, 아직 요구사항들의 주장은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재 이곳 여의도 국회 의사당은 내부에서 간헐적으로 총소리가......
..........이상 이명수 기자 였습니다. 그러면 카메라를 의사당 내부에 들어가 있는 취재진으로 연결하겠습니다.”
휴.... 쓰러지듯이 카메라앞에서 주저 앉으려는 이 기자의 눈앞에서 롱코트의 사내는 얼굴에 옆은 미소를 띄우며 인사를 건내 왔다.
“ 축하 합니다. 이 기자! 이제 유명 인사가 되셨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부탁합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표정의 사내의 얼굴을 보며 이 기자는 속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
‘제기럴 한번 죽지 두 번 죽나...’
11시 14 분 의사당 내부
“ 너희들 도대체 누구야? 여기가 어디라고.. ”
“ 그만둬... ” 근처에서 총구를 겨누는 청년을 중앙 단상 위의 리더인 듯한 짙은 청색 작업복의 사내가 제지하였다.
“ 카메라 현재 상태는 ? ” “ 예 생방송 중입니다 ”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만족한 사내는 방금 소리친 의원을 쳐다보았다.
“ 음 신성식 의원님 그런 말씀 하셔도 괜챦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방송 중인데.... ”
생방송 중이라는 말에 몇몇 의원들의 웅성거림이 있었지만, 신성식 의원은 오히려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 여기는 신성한 국회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리를....”
“ 아 잠깐..” 살짝 총구를 들어 이야기를 막은 청색 작업복의 사내는 어이없는 듯한 웃을을 터뜨렸다.
“ 후후후....대한 민국의 대표라....허허... 이봐 준비 됐나 ”
“ 예 ” 왠 노트북 하나를 들고 단상위로 올라온 젊은 청년은 신성식 의원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였다.
“ 신성식 1942년 서울 출생 ** 고등학교, ## 대학 정치외교학과 졸업
현재 신고된 재산 12억 8천 만원, 차명으로 숨겨진 재산 45억, 청담동 @@ 아파트 708호에 23살의 아가씨와 2집 살림을 차리고 있음. 1999년 8월 강남기업으로부터 공사청탁을 배경으로 뇌물 3억을 받았음. 2000년도 2월 지방 행정관서에 압력을 행사한 대가로 조직 폭력배 김병성 일당으로부터 골프 회원권과 현금 2억을 받았음, 그날 2차 술자리에서 17살짜리 여고생과 동침함 2000년 7월 유럽 순방시 네델란드의 유흥가에서........“
무표정한 얼굴의 청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신성식의 얼굴은 점점 붉게 변해 갔다...
“ 이런 이..... 사깃꾼들....”
“ 이상 모든 부정 사실에 대한 자료들은 지금 TV 화면 자막 밑에 나가는 12 곳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 자 이제 다른 분 ” 강단 위에 걸터앉은 지휘자인 듯한 청색 작업복 차림의 사나이의 눈길은 의사당 내부를 훑어보고 있었고,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시간 국회 의사당 내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강단 위에서 다리를 흔들며 사람들을 쳐다보는 그가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었다.
커다란 충격이었다. 한 마디로 이 상황을 표현 할 수 있는 단어를 찾는다면 청천벽력이라고 해야 할까? TV에서 생방송이 흘러나가고 자막으로 표시된 인터넷 사이트에 수많은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몇몇 IDC의 경우 한때 거의 서비스 중단 사태까지 갈 뻔 했으나,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서 데이터가 복사되어서 유포되고, 또 한편으로는 인쇄물로 출력되어 퍼지게 되면서 접속자의 숫자들이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접속자의 숫자가 줄어듬과 동시에 여의도에는 몰려드는 인파로 다시 한번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